[이번생은 처음이라]
결혼은
너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얽혀있는 일 같아요.
문제는
그 사랑들이
하나같이
다 진심이라는 거죠.
알고 보면 하나같이 다 예쁜 마음인 건데. 근데 예쁜 것들도 얽히고 섥히면 그게 원래 어떤 예쁜 모양이었는지 알아볼 수가 없어지니까. 그게 원래 무슨 사랑이었던 건지 알 수가 없어지니까.
그래서 부부는 정으로 산다, 무촌이다, 가족이다, 그런 다양한 표현들이 가능한 사이가 되나봐요. 진짜 대단하고 무서운 일인 거 같아요. 부부가 된다는 거.
-이번생은 처음이라 15회
사회학자 게리 베커에 의하면 결혼해서 사는 이득이 혼자 사는 것보다 커야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문학가 괴테는 결혼만큼 본질적으로 자신의 행복이 걸려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괴테는 말했다. 결혼 생활은 참다운 뜻에서 연애의 시작이다.
-이번생은 처음이라 16회
"한국 정서상 명절에 따로 인사를 드리는 건 좀 용납되기 어려울 거 같은데.."
"인사가 아니니까요. 부당노동. 저번 명절에도 겪으셨잖아요. 갔다 와서 우리 둘이 일주일간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지호씨랑 그런 분위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서가 뭐가 중요합니까. '우리' 정서가 중요하지."
"오케이. 콜!"
계약 내용은 1년동안 갱신되지만 대전제는 똑같다. 우리의 사랑을 최우선으로 할 것.
물론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각자의 집으로 갔던 첫 명절에 어머니는 전화를 걸어 오셨고, 우리 아빠는 상을 엎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그 이상의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남들에게 도라이 부부가 되었고,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 충실할 수 있게 되었다.
결혼이든 비혼이든,
혼인신고를 하든 안 하든,
무엇을 택해도 생각보다 그렇게 심각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어떤 형태로든,
"지호야."
"응?"
"사랑해."
옆에 있는 이 사람과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는 것.
"나도."
그래서 오늘도 우선 우리는,
사랑만 하기로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여러분에게 모든 진심을 담아 건투를 빈다. 어차피 이번 생은 우리 모두 처음이니까.
-이번생은 처음이라 16회